그림을 통해서 자기 실현을 할 수 있다는 점이 가장 좋아요.
나의 감정이나 경험을 자유롭게 표현하고 전달할 수 있는 매체이기도 하고, 그림을 그리는 과정에서는 나의 색채, 감성, 취향, 관심사를 듬뿍 담아내기 때문에 작품을 완성시키고 나면 자아존중감이 높아지죠.
 
어려운 점은 당장 하고 있는 작업이 뜻대로 풀리지 않거나 대작의 경우 사이즈 자체가 크다 보니 끝이 보이지 않는 심연으로 빠지는 것 같아서 너무 고통스럽다는 것인데요.
분명 제가 좋아해서 시작한 일이지만 어쨌든 일이기 때문에 책임감과 의무감이 생기는데, 재밌고 좋아하는 감정은 전과 동일하지만 그 책임감과 의무감의 무게가 점점 커지면서 갑자기 휘몰아치는 불안함과 의심이 저를 힘들게 하죠.
 
그래도 그럴 때마다 마음을 다잡으려고 많이 노력해요. 나 자신을 믿는 것이 가장 중요한 것 같아요.

아쉽게도 제가 하루 단위의 루틴을 만들진 못했어요.
그래도 요즘 저의 주 단위 루틴을 말씀드릴 수 있을 것 같은데요.
주중에는 작업실에서 지냅니다.
 
새로운 작업을 시작해야 할 땐 이것저것 스케치도 하고 눈을 감고 명상을 하기도 하고 물감을 이리저리 발라보기도 하고 영감을 얻기 위해 부단히 노력합니다.
하고 있는 작업이 있을 땐 당연히 작업에 몰두하고요. 주말에는 대부분 남편이랑 골프 치러 다닙니다.
제 그림에 골프장이 등장하는 이유죠. 함께 즐길 수 있는 운동이 있어 정말 감사합니다.
 
작업 환경이 궁금하다고 하셨는데, 저는 그냥 여기저기에 다 펼쳐놓고 작업합니다.
작업하는 동안은 뭐든 눈에 바로바로 보여야 체력 소모도 덜하고 즉석으로 조합도 해볼 수 있어서 편하거든요.

여행을 떠나고 싶게 만드는 작가가 되고 싶어요. 말 그대로의 여행이 될 수도 있고요.
제 그림 속 세계를 여행하실 수도 있고, 자기 자신을 찾아 떠나는 내면 여행이 될 수도 있죠.
어디론가 유영하듯 떠나는 탐험을 하고 싶게 만들고 싶어요.